계속해보겠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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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모름지기 이런 게 아닐까요, 자유 말이오.
*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은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조르바뿐이기 때문이오.
* 먹은 음식으로 뭘 하는가를 가르쳐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말해 줄 수 있어요. 혹자는 먿은 음식으로 비계와 똥을 만들고, 혹자는 일과 좋은 유머에 쓰고, 내가 듣기로는 혹자는 하느님께 돌린다고 합디다.
* 나는 하느님이 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좀 더 크고, 힘이 세고, 나보다는 돌아도 좀 더 돌았겠지요만…… 덤으로 주는 것과는 담을 쌓았겠죠. 부드러운 양피 무더기 위에 턱하니 앉아 하늘을 집으로 삼고, 오른손에는 칼이나 저울 같은 걸 듣고 있는 게 아니고(이 웃기는 연장은 백정이나 식료품 가게 주인이나 들고 다니는 거지요) 꼭 구름 같은 스펀지 한 덩어리를 들고 있을 거예요. 오른쪽에는 천당, 왼쪽에는 지옥. 이윽고 혼령이 하나 들어옵니다. 가엾게도 이 불쌍한 것은 옷(그러니까 육신 말이오)을 잃어버려 오들오들 떱니다. 하느님은 그걸 보시면서 팔소매로 웃음을 가리고 요괴 역으르 연기하십니다. 이렇게 호령하시는 거죠. <이리오너라, 이 거지같은 자슥아!>
이윽고 하느님은 심문을 시작하시지요. 발가벗은 혼령은 하느님 발밑에 몸을 던지고는 애걸복걸합니다. <자비를 베푸소서, 저는 죄를 지었나이다.> 혼령은 자기 죄를 밑도 끝도 없이 조목조목 외워 나갑니다. 하느님은 심해도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하품을 하십니다. 그러고는 꾸짖으십니다. <제발 그만둬! 그런 소리라면 신물이 나도록 들었다.> 그러고는 쓱싹쓱싹 물 묻은 스펀지로 문질러 죄를 몽땅 지워버리시고 혼령에게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천당으로 썩 꺼져라. 여봐라, 베드로. 이 잡것도 넣어 줘라!>
아시겠지만 하느님은 굉장한 임금이십니다. 굉장한 임금이시란 게 뭡니까? 용서해 버리는 거지요!
* 죽자니 청춘이요, 살자니 고생이라!
* 반은 재미로, 반은 진짜로 열심히
* 이게 인생이거니……. 변화무쌍하고, 요령부득이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러나 마음대로 안되는……무자비한 인생…….
*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 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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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가 멋있는 이유는
삶을 온몸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온몸으로 살면서 자유, 정열, 노동, 춤, 산투르, 순간, 영원, 인간성 모든 것을 깨우쳤다.
삶을 책으로 깨우쳐 온 사람에게
삶을 온몸으로 살아온 사람은 매력적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삶을 책으로 깨우쳐 온 삼십대의 젊은 서술자와
삶을 온몸으로 살아온 육십대의 늙은 조르바가 친구처럼 매일 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문화가 부럽다.
***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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