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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본문

Book Reviews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miao 2017. 7. 2. 14:52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국내도서
저자 : 정현주
출판 : 예경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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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사랑, 꿈, 아름다운 자연을 같이 나눌 사람은 하나밖에 없었던가. 

  한 사람이 가고 나니 5월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 별들은 많으나 사랑할 수 있는 별은 하나밖에 없다. - 김향안, 1977년 5월 20일의 일기


* 그는 나의 영혼을 이해해주고 나의 지성을 발견했으며 성장시켜준 사람입니다. 

  그와 나누는 대화를 다른 사람과는 나눌 수가 없어요. 나는 사르트르를 떠날 수 없습니다. - 보부아르가 쓴 편지


* 시인의 소개로 만난 김환기와 변동림은 상대의 지성에 매력을 느꼈고 서로 공명하고 공감했다. 

  마침내 김환기가 변동림에게 "나에게 시집와 주겠냐?"고 물었을 때 변동람은 함꼐 아름답게 살 것을 약속했다. 결합의 모토는 '곱게 살자'는 것이었다. 


* '우리 가문에서는 그 재혼을 허락할 수 없다.'고 하자 동림은 변씨 성을 버리고 남편을 따라 김씨 성을 쓰기로 한다. 

   새로 인생을 시작하는 김에 이름도 바꾸었다. 남편 김환기의 아호였던 '향안'을 받았다. 결혼을 통해 변동림은 김향안으로 다시 태어났다. 


* 인생의 2장이 새로운 이름과 함께 시작되었다. 

  아내는 남편을 '그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 만든 이름'으로 불렀고, 

  실제로 남편의 남은 인생을 그가 꿈꾸던 좋은 것들로 채워주었다. 

  남편은 아내를 '한때는 자신의 건이었던 이름'으로 불렀다. 

  결혼 이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김환기에게 아내 김향안은 도 다른 자신이었다. 


* 아내 향안은 그저 남편의 귀가만을 기다리는 여자는 아니었다.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자신의 시간을 즐기다가 남편이 돌아오면 저녁상을 차렸다.


* '목소리가 뚝 그쳐 버리니까 이렇게 조용하다.'


  세상이 텅 빈 것 같은 고요가 찾아왔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고 나누던 한 사람이 없어서.


* 1955년 멀리 파리에서 처음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을 나의 향안에게 

  행복과 기쁨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눈깨비 날리는 성북동 산 아래에서 으스러지도록 안아준다. 너를. 나의 사랑 동림이. - 수화


* 앞으로 둘은 파리의 골목골목을 나란히 걷게 되겠죠. 

  비가 오는 날에도 즐겁게, 어려운 날에도 기꺼이 웃으면서.


* 동네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파리가 좋아서 루브르나 오페라에 가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 향안은 '내조'라는 말 대신 '협조'가 그들 부부 사이를 더 잘 설명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 아내는 남편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혼자 두었다. 


* 그림 앞에 서는 피카소의 태도 역시 좋았다. 어느 날 수화는 나이 든 피카소가 벌거숭이로 춤을 추는 사진을 보았다. 

  피카소는 매일 아침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고나서야 그림을 시작하곤 했는데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 내가 아무리 비약하고 변모하더라도 내 이상의 것을 할 수는 없다. - 김환기, <편편상>, 1957.1

 

* 우리는 우리 것을 들고 나갈 수 밖에 없다. 

  우리 것이 아닌 그것은 틀림없이 모방이 아니면 복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김환기, <편편상>, 1957.1


* 그리고 우리 다운 모든 것.

  그것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이며 해야 할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 서울의 애정은 중앙청이 있어서가 아니요 반도호텔이 있어서가 아니다. 

  남대문, 동대문, 덕수궁, 창경원, 비원, 경복궁 - 이런 것들이 있어서 서울인 것이요. 

  서울에 애정이 가고 다소 자랑도 되는 것이다. - 김환기, <서울>, 1961.8.


* 아무 말 없이 열심히 그림을 들여다보는 태도가 첫째로 마음에 든다. 

  그리고 보고나서는 반드시 한 마디 자기의 솔직한 감상과 

  어느 것을 제일 좋아한다는 개성적인 기호까지를 첨부하는 것이 확실해서 좋다. - 김향안, <파리 여성들의 예술관>, 1957.


* 향안에게 예술가의 아내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하나의 직업과도 같았다. 프로페셔널하게 해내야 한다고 믿었다.


* 향안은 걱정 대신 박수를 보냈다.


* 참, 포도를 보면 포도를 먹으면,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 수화, 1963년 11월 13일


* 파리 시절 수화는 그림에 있어서 시 정신이 중요함을 알았다. 

  위대한 그림에는 저마다의 노래가 있다.

  자신이 부를 노래, 부르고 싶고 불러야할 노래가 무엇인지 또렷이 알고 그것을 그림에 담는 것이 중요했다.


* 1944년 수화와 향안은 결혼했다. 

  결합의 모토는 아름답게 사는 것이었다.


*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 아무리 사랑해도 결국은 이별이라는 것, 

  그 사랑이 특별히 특별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혹 남보다 길게 허락된다고 하더라도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일 뿐 결국은 이별이라는 사실이 왜 그리 아프게 닿아오던지.


* 많이 사랑하는 것보다 잘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그들은 사랑을 했습니다. 

  잘, 사랑했습니다.


* 이 모든 기적이 사랑하는 여자와 내 삶의 전부를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눈에는 렐리아가 아직도 참 곱다. - 다큐멘터리 사진가 세바스치앙 살가두


*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임대의 세 가지 조건

  자유를 보장할 것, 비밀 없음, 그리고 헤어지지 않을 것. 


* 만남이란 시작일 뿐, 우리가 원하는 것이 오래 가는 사랑이라면 더 중요한 것은 이후의 날들이겠죠.




<2017 서울국제도서전> 에서 책 구경을 하다  

남편의 성과 아호를 자신의 새 이름으로 삼은 아내와

자신의 옛 이름(아호)으로 아내를 부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두 단어를 모아 새 호를 삼은 남편의 이야기에 반해 이 책에 빠져들었다.



제3자가 써 내려간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부부의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로 읽었지만 

'다정한 편지'는 실체가 있었기 때문에 '진짜'임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다정하게 편지를 주고 받는 부부라니, 

너무 샘이나서 나도 편지함을 꺼내 언젠가 내가 받았던 '다정한 편지'를 뒤적였다.

내게도 이런 다정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슬프게도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누군가의 변심 혹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결국 슬프게 끝난다는 사실에도 나는 위로 받았다. 

이번에 이렇게가 아니었다면 다음번에 저렇게, 우리의 사랑은 끝을 맞았을 것이다. 

나는 또 슬펐겠지. 슬픔은 사랑의 본질 중의 하나인 듯 하다.  


그래도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와 함께 파리를 거닐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그에게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라고 편지를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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