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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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물론 적당히 쓸 수는 없죠.
일단 우롱차를 만들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만들겠다는 것은 글쓰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마음가짐입니다.
*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이란 채소나 다름 없다.
-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 내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창작이란 건 뭐 그런 것이다, 라는 얘기다.
이것은 상당히 극단적인 예지만, 뭐가 좋고 뭐가 좋지 않은가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상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가치 판단의 확고한 기준이란 것은 일단 존재하지 않는다. 요컨대 누구에게 배우냐에 따라 소설 쓰는 법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무섭지 않은가.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무섭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결국은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을 수밖에 없으니까. 맞지 않는 것을 떠맡겨봐야 어느 순간 저절로 벗겨질 뿐이다.
그러니 맞지 않는 것을 떠맡기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교육이 될지 모른다.
* 사람은 누구나 몇 가지쯤 사소한 '자설自說'을 지니고 산다. 당신에게도 분명 있을 것이고 내게도 물론 있다.
…… 예를 들어 마빈 게이와 타미 테렐의 '유어 프레셔스 러브' 후렴 부분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사랑의 감동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가 요컨대 안주 한 개 분량만큼 다를 거라고 줄곧-약 사 년 정도-확신했지만,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맞아, 제대로 된 표현이야"라고 좋아해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 궁지에 몰렸다거나 절체절명의 상태를 의미한다.
…… 영국의 테런스 래티건이라는 극작가가 <바다는 깊고 푸르고> 라는 희곡을 썼다.
가스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젊은 여성에게 아파트 관리인이 물었다. "왜 그런 짓을 했나요?"
대답은 이렇다. "앞에는 악마, 뒤에는 푸른 바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 몰리면 깊고 푸른 바다가 매혹적으로 보일 때가 있어요. 어젯밤 내가 그랬죠."
* 어쨌든 내게는 '딱 좋다'가 인생에서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다.
잘생기지도 않고 다리도 길지 않고, 음치에 천재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괜찮은 구석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지만,
그래도 나는 '이 정도면 그냥 딱 좋지 않은가' 하고 생각한다.
* 세상에는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과 노래를 부를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 이상한 말일 수도 있지만 섹스도 그렇다. 잘하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몰한다.
공부해서 어떻게 되는 일이 아니다. 음…… 뭐 이 얘기는 그만두자.
* 유리 집에 사는 사람은 함부로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Those who live in glass houses shouldn't throw stones.
* 자유롭고 고독하고 실용적이지 않다
* '좀 이상하지만, 뭐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해버리는 국민성은 혁명에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 야윈 개구리 / 지지마라 / 잇사가 / 여기 있다
- 에도 시대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
# 영화 :
클로드 를루슈 감독, <남과 여>
# 노래 :
<Your Precious Love>,Marvin Gaye & Tammi Terrell
<The Sound of Silence>
<Yellow Submarine>, Beatles
<Sky Pilot>, Eric Burdon & The Animals
<My Way>, Aretha Franklin
<How About You>, Frank Sinatra
<Wonderful World>, Sam Co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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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을 찾고 있었는데
딱 알맞은 시기에 딱 알맞게 읽을 수 있었던 책.
여름밤을 마무리하기에는 하루키 정도가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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