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뭐라도 되겠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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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프로필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걸 좋아했다. 거기엔 도약이 있고, 지속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 "여러분은 대단하지 않은 지방 대학의, 비전 없기로 유명한 국어국문학과 출신입니다.
그 이름표가, 그 스펙이 앞으로 10년 동안 여러분을 따라다닐 겁니다.
그 10년 동안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일을 찾아낸다면, 새로운 10년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 하루는 24시간이고, 한 달은 30일이고, 1년은 12달이다. 시간은 충분하다.
우리의 목표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성실하게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행복해지면 된다. 주름을 만들듯 천천히 내 속도로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낭비해도 괜찮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인생을 낭비해도 괜찮다면, 시간을 낭비해도 괜찮다면,
종이를 낭비해도 괜찮다면, 코앞에 목적지가 보여도 돌아갈 마음이 있다면, 소설을 써도 상관없을 것이다.
* 한 문장 다음에 올 수 있는 문장은 무한대다. 무한대의 가능성 중에서 오직 나만이 선택할 수 있다.
오직 한 사람만이 모든 걸 조절할 수 있다. 그 쾌감은 소설의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해서 마지막 마침표를 찍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 스티븐 킹
*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다른 이름으로 정의하자면, 아마도 상상력일 것이다.
세상에는 답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이 존재하며, 답을 알 수 없으므로 하나의 질문에 무수히 많은 답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존재하지 않는 답을 찾기 위해 세상을 아주 자세히 관찰하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답이 생겨나게 된다.
* 내가 생각하기에 '재능'이란,
(천재가 아닌 다음에야) 누군가의 짐찍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걸 본 적은 없)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결국, 남는 건 이름이다. 슬픈 이름으로 남을 수도 있고, 즐거운 이름으로 남을 수도 있다.
어떻게 사느냐가 결국 그걸 결정할 것이다. 나는 농담 같은 이름으로 남고 싶다. 아무리 슬픈 일이 많아도, 좀, 웃고 싶다.
* 그래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을 포기하고 있었다.
시간을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고, 또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한 다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인생은 어떤 것을 포기하는가의 문제다. 선택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포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기로 선택하고, 결국 돈을 많이 벌게 된 사람이 어떤 걸 포기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기분 좋게 포기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인생이 즐거울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돈과 성공과 권력을 포기하고(글쎄, 포기하지 않았어도 거머쥐기 힘들었겠지만) 시간을 선택했다.
바쁘게 사는 대신 한가한 삶을 선택했다. 즐겁게 포기할 수 있었다. 남는 시간에 기타도 칠 수 있으니 부러울 게 없다.
* 1년이라는 시간이 되돌아오는 게 좋은 이유는 새로운 걸 시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1월이 돌아오니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걸 시도해볼 수 있다.
얼마 못 가 모든 게 무너지더라도, 매번 시작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마음이나 예술에는 목표가 없다.
마음을 기록하는 예술은, 그러므로 산만한 자들의 몫이다.
* 우리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은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실패는 아주 작은 실패일 뿐이다.
스무 살 때 그걸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실패를 해보았을 것이다. 실패가 행복이란 걸 알았을 것이다.
* 소설 속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은 실상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눈치 덜 보고,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하고 싶은 걸 조금 더 하는 대신 서로의 민폐를 조금씩만 인정해준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덜 외로운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의 기쁨을 제대로 찾아낼 수없는 사람이라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해도 세상을 구할 수 없다.
우리가 다음 세대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이 자신의 기쁨을 온전하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해주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하릴없이 파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마구 뛰어놀 수 있어야 하고,
피아노를 치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굶어 죽을 걱정 하지 않고 피아노를 칠 수 있어야 한다.
* 답을 듣고 싶었다기 보다 질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했다.
* 예술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예술을 배운다는 것은 더 많은 질문을 배우는 것이다.
예술을 가르친다는 것은 세상에 더 많은 질문이 생기도록 돕는 일이다.
* 왜 자꾸 예술을 가지고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왜 자꾸만 물음표를 우그러뜨려서 마침표로 만들려는 것일까.
* 시간과 공간과 사람들이 간섭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난 다음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봐야겠다'하는 의지를 되새긴 후 돌아오고 싶은 것은 아닐까.
* 자,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남읍시다.
지난 일요일,
하루종일 김중혁의 산문을 읽으며 휴일을 보냈다.
낄낄거리며 즐거웠고, 그의 엉뚱함과 긍정의 기운이 전염된 듯한 기분이었다.
책에 언급된
보네거트와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들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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