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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본문

Book Reviews

운다고 달라지는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miao 2017. 7. 16. 11:29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국내도서
저자 : 박준
출판 : 난다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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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 슬퍼서 전화했다. 가장 슬픈 일은 장소가 없어지는 일이다. 그러면 어디에 가도 그곳을 찾을 수 없다.

   너는 어디 가지 말아라. 어디 가지 말고 종로 청진옥으로 와라. 지금 와라.


*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어찌되었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보다 먼저 죽은 사람들과 모두 함께 다시 태어나고 싶다.

   대신 이번에는 내가 먼저 죽고 싶다. 내가 먼저 죽어서 그들 때문에 슬퍼했던 마음들을 되갚아주고 싶다.


* 잠이 좋다. 사람으로 태어나 마주했던 고민과 두려움과 아픔 같은 것들을 나는 대부분 잠을 통해 해결했다. 


* 어떤 일을 바라거나 무엇을 빌지 않아도 더없이 좋았던 시절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날들이 다 지나자 다시는 아무것도 빌지 않게 해달라고 스스로에게 빌어야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 비 오는 오후의 술 생각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 혹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의 생수처럼 간절한 말.


* 배추는 먼저 올려보냈어. 겨울 지나면 너 한번 내려와라. 내가 줄 것은 없고 만나면 한번 안아줄게.


*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대상은 '그 누군가'가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은 감정을 '사랑'이라 부를 수도 있겠으나, 

  내가 나에게 유일해지고 싶은 감정은 '사랑'이라는 말이 아니라면 부를 방법이 없다. 


* 사람에게 미움받고,  시간에게 용서받았던.


* 빗길을 걸으며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도 잘 접어두었다.

  어차피 우산으로 막을 수 있는 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시가 돈이 되지 않듯, 시인이 직업이 될 수 없으니 내가 한 일들은 그동안 빈번하게 바뀌었다.


* 이미 오래전부터 노동은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소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처럼 적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여러 사실들을 모아 희미하게나마 진실의 외연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고 있거나 이미 고아입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 다만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아도 쓰이는 일만으로 저마다의 능력과 힘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마치 마음 속의 소원처럼. 혹은 이를 악물고 하는 다짐처럼.


* 새로운 시대란 오래된 달력을 넘길 때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보는 혹은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서로의 눈동자에서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이 도착했을 때, 

비닐에 씌어 있어 의아했는데 비닐을 뜯어보니 책과 책갈피가 함께 있었다.  


책갈피의 색감과 질감,

책의 크기, 무게, 질감, 그리고 표지의 그림부터 박준 시인의 문장까지 좋았다. 한숨에 읽어버렸다.

무언가를 잃고 떠나보낸 뒤 헛헛한 내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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