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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디자인 본문

Book Reviews

디자인의 디자인

miao 2015. 12. 1. 01:58


디자인의 디자인
국내도서
저자 : 하라 켄야(Kenya Hara) / 민병걸역
출판 : 안그라픽스 2007.02.27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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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위에 가볍게 턱을 괴어 보는 것만으로 세계가 다르게 보인다. 

 사물을 보고 느끼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 수없이 많은 보고 느끼는 방법을 일상의 물건이나 커뮤니케이션에 의식적으로 반영해 가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 디자인은 생활 속에서 태어나는 감수성이다.


* 그 성장과 가풍 그리고 경제적 사춘기에 어디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등에 따라서 

  일본, 미국, 유럽 등 각각의 사회에서 디자인이 기능하는 모습이나 형태가 다르다. 

  그러나 경제력이 사회를 지배하게 되는 20세기 후반을 보면 어떤 경우이건 '경제'를 주요 원동력으로 삼아 발전하고 있다.

  디자인은 '품질', '새로움', '아이덴티티'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더욱 많은 발전이 기대되며 그를 향하여 이미 시동이 걸린 상태다.

  

  이와 같은 사회 속에서 보통 사람들은 정보나 제품의 새로움과 더불어 기호에 따라 물건을 선택하며 

  '시대에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 MIT의 존 마에다 John Maeda의 평가에 따르면, 컴퓨터는 '도구'가 아니라 '소재'이다.

  이 표현은 주어진 소프트웨어를 통째로 삼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로 구축된 이 새로운 소재를 통해서

  어떠한 지식의 세계를 개척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것은 받아들어야 할 지적이다. 


* 형태나 소재의 참신함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틈새로부터 평범하면서도 은근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발상을 끊임없이 끄집어내는 독창성이야말로 디자인이다.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란 이들 미디어를 합리적으로 정리하는 감성이다. 

  과거의 미디어에서 키운 감각이 새로운 미디어가 발생했다고 해서 소용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의 미디어에서 육성된 커뮤니케이션 감각은 다른 미디어에 의해 유용하게 살아난다. 

  기존의 미디어나 새로운 미디어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횡단하여 시야에 넣고 종횡으로 사용하는 기능이 디자인인 것이다. 

  디자인은 미디어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디어의 본질을 탐색해 나가는 작용을 한다. 

  미디어가 복잡하여 착각하기 쉬운 상황일수록 디자인의 진가가 드러난다. 


* 내 전문 영역은 커뮤니케이션이지만, 

  그 이상理想은 강한 비주얼로 사람들의 눈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파고드는 듯이 침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존재조차 눈에 띄지 않은 채 이루어지듯이 비밀스럽고 정밀한, 그래서 더욱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이다. 


* 아트는 개인이 사회를 마주 보는 개인적인 의사 표명으로 발생의 근원이 매우 사적인 데 있다. 

  따라서 아티스트 자신만이 그 근원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점이 아트의 고독함이면서 또 멋진 점이기도 하다.

  물론 아티스트들이 만들어 낸 표현을 해석하는 방법은 많이 있다. 

  그 표현들을 재미있게 해석하고 감상하고 평가하여 나아가 전시회 같은 것으로 재편집하여

  지적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티스트가 아닌 제삼자가 아트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한편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그 동기가 개인의 자기 표출 의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쪽에 발단이 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 디자인의 본질이 있다. 

  문제의 발단을 사회에 두기 때문에 그 계획이나 과정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도 디자이너와 같은 시점에서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이나 정신이 태어나고, 그것을 공유하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감동이 바로 디자인의 매력이다. 


* 건축가란 자기의 시점을 명확하게 작업에 반영시킨다는 점에서 멋진 결벽증을 가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 21세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들이 만들어지고 무엇이든 끊임없이 혁신되어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발상은 오히려 20세기에 남겨 두고 오는 편이 좋다. 

  새로운 시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일상이 끊임없이 미지화되어 새롭게 등장하는 시대다.


* 화려한 시대 후에 찾아오는 저성장 시대의 가치관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숙명일까?


* 무인양품은 제품과 마주 대함으로써 새로운 생활의식이 고무되는 계발성啓發性을 가진 제품 생산을 이상으로 삼는다.

  작가나 디자이너의 에고이즘에서 벗어나 최적의 소재로 최적의 형태를 탐구하는 가운데 

  사물의 에센스만을 현실화하는 독창적인 생략이라면 이상적이겠지만, 그것은 '생략'이라기보다는 '궁극적인 디자인'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출발 당시부터 'NO DESIGN'을 표방한 무인양품, 그러나 무인양품의 사상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오히려 수주누 높은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고조되었다. 


* 커뮤니케이션이란 일방적으로 정보를 발신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흔히들, 알려야 할 사실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로 만들어

  어울리는 미디어를 선정, 유통해 나가는 것이 광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광고가 하나같이 그 방법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메시지가 아닌 빈 그릇을 내보이며 오히려 수용자 측이 그것에 의미를 담아냄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하는 경우도 있다.


* '구두'이든 '사무용 가구'이든 마찬가지다. 

  상품의 모태가 되는 시장의 욕망 수준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것은 일반적인 마케팅과는 다른 심도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문제이다.

  그러한 문제를 생각해 나가는 것이 '욕망의 에듀케이션'이다.


* 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서 시장은 '밭'이다. 나는 이 밭이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밭의 토양을 조사하고 생육하기 쉬운 품종을 개량하여 심는 것이 아니라 

  좋은 수확을 얻을 수 있는 밭이 되도록 '토양'을 비옥하게 다지는 것이야말로 마케팅의 또 다른 방법이다.

  '욕망의 에듀케이션'이란 그런 것이다. 


* 앞으로의 경제는 적어도 '생활 기술'의 경쟁과 더불어 프랜차이즈 시장에 잠재된 '문화 수준'의 경쟁이 된다. 

  각각의 문화 또는 시장에서 얼마나 다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지에 달렸다. 


* 이미 활발하게 교류를 시작해 놓고는,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세계를 향해 개별 문화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이다.

  다만, 세계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일본의 훌륭한 측면을 자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태어난 디자이너로서 조용히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보는 것에 의의를 부여하고 싶다. 

  그것은 바꿔 말하면 좀 더 일본을 알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 뛰어난 것은 반드시 발견된다. 

  풍경이나 정감이란 그러한 힘이고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커다란 자원이 될 것이다. 


* 그러나 이와 같은 좌절을 거쳐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다. 

  만약 어떤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다고 해도 나는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명확한 의도와 의지로 그 계획에 관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핵 반대'라든지 '전쟁 반대' 등과 같이 어떤 것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만드는 데는 흥미가 없다. 

  디자인은 어떤 것을 계획해 나가는 상황에서 기능 하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이건 세계화의 폐해 문제이건 어떻게 하면 그것을 개선으로 향하게 할 수 있을지 

  한발이라도 그것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런 긍정적인 생각으로 끈기를 가지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디자인을 기능 시키고 싶다. 

  

* 디자인은 지능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찾아내는 감성과 통찰력이다. 

 

* 디자이너는 본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디자인으로 치료하는 의사와 같다. 

  따라서 머리가 아프다고 두통약을 원하는 환자에게 간단히 그것을 손에 쥐어 주어사는 안 된다. 

  진찰을 해 보면 그곳에 중대한 병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것을 발견하여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두통약'을 파는 일에 정신이 없는 디자이너는 값싼 두통약이 등장하면 당황하고 허둥거리게 되고 만다. 


* 미국의 정보 공학자인 리처드 소울 워먼의 말을 인용하면 

  '정보 디자인의 골인 지점은 그 사용자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정보가 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거나 어떤 장소에 사람들이 몰려들거나 

  또 어떤 정보가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거나 어떤 상품이 많이 팔리거나 하는 배경에는 이 힘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정보의 품질'을 높임으로써 발생하는 힘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이의 이해력을 가속시키는 작용을 한다. 


   디자이너가 관여하는 부분은 정보의 '품질'이며 그 '품질'을 제어함으로써 '힘'이 태어난다.

   그것은 재빨리 전달되거나 대량으로 저장되는 등의 '속도'나 '밀도' 그리고 '양' 등의 관점만으로 실현되는 힘이 아니다. 

   '얼마나 알기 쉬운가?', '얼마나 쾌적한가?', '얼마나 부드러운가?', '얼마나 감동적인가?' 등의 척도를 통해

    정보를 바라보는 시점이야말로 디자이너가 정보를 접하는 포인트이다.


* 이런 점에서 본다면 디자이너의 지성이란 바로 정보를 평가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이며

 '정보의 질'을 제어함으로써 만들어지는 힘을 가려내는 눈이다.


* '정보의 미' 라는 정상으로의 접근 루트로서 다음과 같은 3개의 길을 설정했다. 

  그것은 '쉬운 이해', '독창성, '해학'이라는 세 갈래 길이다.


* 우리는 자신의 직업을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칭해 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황을 눈앞에 두고 이 호칭이 자신의 활동에 걸맞지 않게 되었다는 위화감을 느끼는 디자이너도 적지 않으리라. 

  그러나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명칭을 벗어던지고 다른 명칭, 

  예를 들어 Interdisciplinary designer (여러 분야를 연결하는 역할의 디자이너)'등으로 바꾼다는 발상도 그리 어울리지는 않는다. 

  새로운 명칭은 그 나름대로 뜻이 담겨 있을지 모르지만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퇴색되어 버린다. 

  쉽게 어떤 것을 버리고 다른 것으로 갈아타는 행위는 경솔하다. 

  테크놀로지 변화에 따라서 그래픽 디자이너의 활동 영역이나 내용이 변화한다면, 

  그 활동을 통해서 '그래픽 디자인'의 의미를 쇄신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즉,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서 그래픽 디자인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면 된다. 

  세계 그래픽 디자인 회의가 그 계기인 것이다. 


 말하고 싶은 내용에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이나 '비주얼' 등으로 언어와 개념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말을 과거의 것으로 돌리지 말고 그 내용을 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동시에 '그래픽 디자이너' 자신의 진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 언제부터인가 나는 자신을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한 20년 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자신은 직업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디자이너'가 아니라 조금 다른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사회 통념적 디자이너의 이미지, 즉 표현에 대해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가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개념에 종사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내 마음 깊숙한 곳에 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당시의 기분을 전에 이런 식으로 쓴 적이 있다. 

  "나는 디자이너지만 디자이너의 '-너' 부분은 뛰어난 자질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개념에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마치 정원사를 가드너라고 부르듯

  디자인의 정원을 청소하거나 손질하거나 하는 사람."

  말하자면 아티스트라든지 크리에이터라는 존재와는 어떤 태도의 차이가 있어야만

  나만의 자세로 디자인을 마주 대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지금은 아티스트로서의 나와 연구자로서의 나를 모두 포함하여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이라는 개념에 종사해서 살아가다 보니 여러 가지 것들을 포함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는 행위도 또한 그 범주에 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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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디자인은

하라켄야가 생각하는 디자인론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자신이 진행했던 프로젝트 다수가 사례로 소개된다. 


디자이너의 필독서라하여 대체 어떻길래, 하며 읽었는데

역시 디자이너의 필독서라 할 만 하다.


글도 간결 명료하고

소개된 사례들도 무척 좋다. 


ㅇ <리 디자인 - 일상의 21세기> 전시회

   - 반 시게루 화장지, 사토 마사히코 출입국 스탬프, 쿠마 켄고 바퀴벌레 덫, 후카사와 나오토 CD 플레이어 / 티백 

ㅇ 무인양품 광고 컨셉 EMPTINESS ---- 안그래도 WANNABE인데 더욱 더 우유니 사막에 가고싶어졌다!

ㅇ 가고시마鹿兒島 공항 근처에 있는 여관 '가조엔雅叙苑', '천공의 숲'

ㅇ 가가加賀에 있는 온천 여관 '무카유無何有 '

ㅇ 2005 국제 박람회 커뮤니케이션 상품 포장 테이프



새삼 일본은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스러운 무언가를 고민하는 무리가 있어왔으나

우리는 그런 고민이 다소 적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것이 무조건 좋다, 라는 생각이라기 보다는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것들이 결합되어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것.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나도 20년 동안 한 분야를 위해 봉사할 수 있을까. 

20년 봉사한 후엔 이렇게 간결 명료하게 업의 본질을 소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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