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모든 요일의 기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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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날 객관적 사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나의 주관적 태도일 뿐입니다.
나는 다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나 자신의 주관적 태도를 고상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 김상봉,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 비극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해되지 않았다. 다만 그들 모두의 태도는 같았다.
결코 운명 앞에서 구차하지 않았다. 낙담하거나 체념하지도 않았다. 끝까지 의연했다.
바뀔 수 있는 것은 어차피 아무것도 없었다.'운명'이라 그러지 않는가.
신들조차 바꿀 수 없는,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나에게 주어진 나의 '운명'
그들은 비극적인 운명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운명 앞에서 얼마나 고귀하게 사는가, 그리고 얼마나 용감하게 죽느냐, 라는 태도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었다.
* 엄마, 나는 내가 검은 건반이라서 좋아.
* 이곳에서, 지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곳에서도, 그때,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 나를 구원할 의무는 나에게 있었다. 매일은 오롯이 내 책임이었다.
*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돌아와 보니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다. - 중국의 시
* 엄마는 언제나 내게 말했었다. 어떻게든 된다고. 그래서 그러기로 했다.
* 만약 당신이 젊은 시절, 파리에 살 수 있는 행운을 누린다면,
당신이 평생 어디를 가든 파리는 '움직이는 축제'처럼 당신 곁에 머무를 것이다. - 헤밍웨이
* 참으로 이곳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아니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올 것이 아니다.
이곳은 내일의 행복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올 것은 아니다.
지금 여기서 행복한 사람, 가득하게, 에누리 없이 시새우며 행복한 사람의 땅
- 김화영, <행복의 충격>
* 내일의 태양을 기대하지 않는 것, 지금의 이 태양을 남김없이 사는 것.
* 이것이 나의 인생. 순간순간이 나의 인생. 이 인생의 주인은 나.
하물며 시지프도 그랬다고 하지 않는가.
* 산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연속이다.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모든 선택에는 '만약'이 남는다.
오늘 점심 메뉴부터 시작해서 인생의 큰 결정까지. '만약'이 배제된 순간은 없다.
하지만 '만약'은 어디까지나 '만약'이다. 가보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고, 선택하지 않았기에 미련만 가득한 단어다.
그 모든 '만약'에 대한 답은 하나뿐이다.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라는 답.
* 낡은 벽을 좋아하는 낡은 내가 좋다.
그런 나라서 언제, 어느 도시에서라도 나는 쉽게 행복하다.
* 계속했으니까 안 거다. 그만두지 않았으니까 안 거다.
지치지 않았으니까 그 열매를 맛 본 거다. 지쳐도 계속했으니까 그 순간의 단맛을 볼 수 있었던 거다.
…(중략)…
계속했으니까. 몸에게 시간을 줬으니까.
그래서 결국은 머리의 말을 몸이 알아들은 거니까. 계속하는 거다. 묵묵히. 계속 가보는 거다.
* 고등학교 때 한 번만 사주팔자를 보고 오라고 몇 달을 사정사정 했더니, 안 내켜하면서 겨우 간 점집에서 들은 한마디.
내 사주가 좋다는 그 한마디. 그 한마디만 기억하고, 십수 년째 그 말을 해준다.
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 니 사주가 진짜 좋단다.
* 어떤 부모가 안 그렇겠냐만은, 나에 대한 엄마의 믿음은 신앙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중략)…
어떤 믿음은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멀리멀리 떠나보낸다. 그래도 된다는 용기를 준다.
내 맘대로 해도 결국 엄마는 나를 믿을 거니까. 엄마는 그럴 거니까.
* "암,그럼요. 오스카 와일드는 쉽죠."라고 대답해드렸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처럼 써갔느냐고?
내 마음대로 써갔다. 분명, 오스카 와일드도 자기 마음대로 썼을 테니까.
* 다행이다. '다행이다'라고 쓸 수 있어 진실로 다행이다.
* 팻 매스니 Pat Methny <YOU>
강아솔
누자베스 Nujabes <After Hanabi>
듀크 조단 Duke Jordan <Flight to Denmark>
<Fix You>
카를라 브루니 Carla Bruni
미갈라 Migala <Gurb Song>
<하나와 앨리스> OST
비틀즈 The Beatles <Here comes the sun>
마빈 게이 Marvin Gaye <When did you stop loving me, when I stop lovi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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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파리도, 포르투갈의 리스본도 궁금하다.
대학생 때 접했던
카뮈, 시지프신화, 오이디프스 같은 텍스트와 그 텍스트들을 이해하고 싶었던 그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학을 졸업한 후의 막막함, 힘든 시간,
그리고 3년 정도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떠날 결심을 하는 이야기들은
이제 우리 세대에서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이 20대를 민주화 운동으로 그렸다면
2000년대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의 공감대는 이런 것이 아닐까.
자신의 삶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글이라서 읽는 사람의 마음의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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