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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기록 본문

Book Reviews

모든 요일의 기록

miao 2015. 8. 30. 20:04



모든 요일의 기록

저자
김민철 지음
출판사
북라이프 | 2015-07-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날카로운 아이디어는 뭉툭한 일상에서 나온다!" 모호해진 ‘나’...
가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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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날 객관적 사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나의 주관적 태도일 뿐입니다. 

  나는 다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나 자신의 주관적 태도를 고상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 김상봉,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 비극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해되지 않았다. 다만 그들 모두의 태도는 같았다. 

  결코 운명 앞에서 구차하지 않았다. 낙담하거나 체념하지도 않았다. 끝까지 의연했다. 

  바뀔 수 있는 것은 어차피 아무것도 없었다.'운명'이라 그러지 않는가. 

  신들조차 바꿀 수 없는,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나에게 주어진 나의 '운명'

  그들은 비극적인 운명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운명 앞에서 얼마나 고귀하게 사는가, 그리고 얼마나 용감하게 죽느냐, 라는 태도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었다.

  

* 엄마, 나는 내가 검은 건반이라서 좋아.


* 이곳에서, 지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곳에서도, 그때,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 나를 구원할 의무는 나에게 있었다. 매일은 오롯이 내 책임이었다. 


*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돌아와 보니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다. - 중국의 시 


* 엄마는 언제나 내게 말했었다. 어떻게든 된다고. 그래서 그러기로 했다. 


* 만약 당신이 젊은 시절, 파리에 살 수 있는 행운을 누린다면, 

  당신이 평생 어디를 가든 파리는 '움직이는 축제'처럼 당신 곁에 머무를 것이다. - 헤밍웨이 


* 참으로 이곳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아니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올 것이 아니다.

  이곳은 내일의 행복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올 것은 아니다.

  지금 여기서 행복한 사람, 가득하게, 에누리 없이 시새우며 행복한 사람의 땅

  - 김화영, <행복의 충격>


* 내일의 태양을 기대하지 않는 것, 지금의 이 태양을 남김없이 사는 것. 


* 이것이 나의 인생. 순간순간이 나의 인생. 이 인생의 주인은 나. 

  하물며 시지프도 그랬다고 하지 않는가.


* 산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연속이다.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모든 선택에는 '만약'이 남는다.

  오늘 점심 메뉴부터 시작해서 인생의 큰 결정까지. '만약'이 배제된 순간은 없다. 

  하지만 '만약'은 어디까지나 '만약'이다. 가보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고, 선택하지 않았기에 미련만 가득한 단어다. 

  그 모든 '만약'에 대한 답은 하나뿐이다.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라는 답. 


* 낡은 벽을 좋아하는 낡은 내가 좋다. 

  그런 나라서 언제, 어느 도시에서라도 나는 쉽게 행복하다.


* 계속했으니까 안 거다. 그만두지 않았으니까 안 거다. 

  지치지 않았으니까 그 열매를 맛 본 거다. 지쳐도 계속했으니까 그 순간의 단맛을 볼 수 있었던 거다. 

  …(중략)

  계속했으니까. 몸에게 시간을 줬으니까. 

  그래서 결국은 머리의 말을 몸이 알아들은 거니까. 계속하는 거다. 묵묵히. 계속 가보는 거다. 


* 고등학교 때 한 번만 사주팔자를 보고 오라고 몇 달을 사정사정 했더니, 안 내켜하면서 겨우 간 점집에서 들은 한마디.

  내 사주가 좋다는 그 한마디. 그 한마디만 기억하고, 십수 년째 그 말을 해준다. 

  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 니 사주가 진짜 좋단다. 


* 어떤 부모가 안 그렇겠냐만은, 나에 대한 엄마의 믿음은 신앙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중략)… 

  어떤 믿음은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멀리멀리 떠나보낸다. 그래도 된다는 용기를 준다.

  내 맘대로 해도 결국 엄마는 나를 믿을 거니까. 엄마는 그럴 거니까.


* "암,그럼요. 오스카 와일드는 쉽죠."라고 대답해드렸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처럼 써갔느냐고?

   내 마음대로 써갔다. 분명, 오스카 와일드도 자기 마음대로 썼을 테니까.


* 다행이다. '다행이다'라고 쓸 수 있어 진실로 다행이다. 


* 팻 매스니 Pat Methny <YOU> 

  강아솔

  누자베스 Nujabes <After Hanabi>

  듀크 조단 Duke Jordan <Flight to Denmark>

  <Fix You>

  카를라 브루니 Carla Bruni

  미갈라 Migala <Gurb Song>

  <하나와 앨리스> OST

  비틀즈 The Beatles <Here comes the sun>

  마빈 게이 Marvin Gaye <When did you stop loving me, when I stop lovi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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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파리도, 포르투갈의 리스본도 궁금하다. 



대학생 때 접했던

카뮈, 시지프신화, 오이디프스 같은 텍스트와 그 텍스트들을 이해하고 싶었던 그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학을 졸업한 후의 막막함, 힘든 시간, 

그리고 3년 정도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떠날 결심을 하는 이야기들은 

이제 우리 세대에서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이 20대를 민주화 운동으로 그렸다면

2000년대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의 공감대는 이런 것이 아닐까. 

자신의 삶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글이라서 읽는 사람의 마음의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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