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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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 이 지상에서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비바람치는 밤하늘을 떠돌더라도 우리는 영원히 함께 있어야 한다.
코코슈카가 <바람의 신부>에 붙인 글이었다.
* 혼자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늘 자기만의 고독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는 코코슈카의 잠 못 드는 연인처럼 서로를 껴안은 채 각기 푸른 파도의 폭풍우 속을 떠내려간다.
# 스페인 도둑
* 취향이 생겨날 시간조차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아버지의 말대로 오래된 것은 천천히 변하지만 새로운 것은 더욱 빨리 변하는 건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은 죽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어머니의 말을 완은 이제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 T 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 허기와 잘망. 그런 감정들은 행복의 변방에서 서로를 알아본 순간 경계를 넘어 조용히 연대한다. 서로 이용하지만 거짓은 끼어들지 않는다.
* 오랫동안 함께 밥 먹은 사람은 쉽게 잊지 못하는 거야.
* 엄마는 식탁이 요술을 부려서 행복했던 시간들을 기억나게 해주는 거라고, 그런데 그 요술은 술 취한 사람에게만 통한다고 깔깔 웃었다.
* 가을에는 언제나 좋은 일이 적어도 한 가지는 있었다.
# 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 알고 보니 잡념과 뜨개질은 서로 존중하고 독려하는 관계였다.
* 결혼을 유지하는 건 목도리를 이어 뜨는 일 같은 게 아닐까.
* 대부분 우스꽝스럽고 서툰 솜씨지만 그러나 실패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 균형이란 여러 개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 같지만 실은 자기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하나만을 바라보는 게 균형이라니. 처음 듣는 소리지만 어쩐지 납득이 되었다.
시집 한 권을 읽고 나면
시인이 자주 들여다보는 오브제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집을 읽고 나서는 그런 느낌과 비슷하게
각기 다른 작품들에 반복되어 드러나는 소재들을 발견했다.
신도시, 미국 유학생, 겉도는 주인공들.
대조되는 두 사람(안나와 루시아, 이원과 유나, 유리와 마리, 완규와 현).
작품 속에 다른 작품의 인물과 배경이 등장해 어떤 마을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도 났다.
그리고 대체로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삶을 미화하지 않는 작가랄까. 우린 모두 고독한 사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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