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소설가의 일 본문
![]() |
|
* 분명히 내 인생은 바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했는데, 이제 무슨 책인들 읽지 못하겠는가!
* 소설가의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그 일생 앞에서는 다작이라는 말도 무의미하게, 수면용 소설이라는 말도 무의미하다.
그저 어떤 시간의 흐름이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자신이 경험한 시간의 흐름을 소설로 보여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그는 소설가가 된다.
* 11. 언제나 제일 먼저 할 일은 글을 쓰는 일.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친구를 만나고 영화를 보는 등, 다른 모든 일들은 그 다음에.
- 헨리 밀러가 창안한 11계명
*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 릴케
* 남들이 안쓰럽다고 혀를 차는데도 나만은 재미있다면, 그건 평생 해도 되는 일이다.
* 인생 역시 이야기라면 마찬가지리라. 이 인생은 나의 성공과 실패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에 얼마나 대단한 걸 원했는가, 그래서 얼마만큼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느꼈으며 또 무엇을 배웠는가,
그래서 거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가, 다만 그런 질문만이 중요할 것이다.
인생이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이 이야기가 계속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이 질문에 대답해야만 하리라.
* 마침내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됐다.
* 이 생고생은 피할 수 없는, 내가 누구인지 증명하는 생고생인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한다.
* 뒤집어서 말하자면, 이 생고생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건 내가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한다는 뜻이다.
생고생(하는 이야기)은 그 사람이 누구이며, 무엇을 사랑하는 지 말해준다.
* 대개 장점과 단점은 같은 말이다.
* 뭔가 하게 되면 나는 어떤 식으로든 성장한다.
* 어떤 일이 하고 싶다면, 일단 해보자. 해보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달라져 있을 테니까.
결과가 아니라 그 변화에 집중하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다.
*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왜 소설은 안 쓰고 소설가가 될 생각을 했을까?
*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 <법구경>
* 나이가 많든 적든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과 표정과 몸짓이 바로 그의 세계관이다.
* 말은 그 속성상 관계 속에서 속내를 왜곡한다.
진짜 원하는 바가 뭔지 알고싶다면 '표정, 몸짓,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 소설가는 그가 어떤 정치적 신념을 지녔든 진보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소설은 변화의 이야기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 소설을 쓰겠다면 마땅히 조삼모사하기를. 아침 저녁으로 말을 바꾸고 표정을 달리하고 안 하던 짓을 하기를.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까지도 인간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제와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 작가에게 중요한 건 오직 '쓴다'는 동사일 뿐입니다.
'잘 쓴다'도 '못 쓴다'도 결국에는 같은 동사일 뿐입니다. 잘 못 쓴다고 하더라도 쓰는 한은 그는 소설가입니다.
* 소설에서는 오직 하나의 감정이 특출나게 중요하다. 그건 바로 절망(혹은 좌절)이다.
* 좌절과 절망이 소설에서 왜 그렇게 중요하냐면, 이 감정은 이렇게 사람을 어떤 행동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 진짜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다. 모든 사람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그 밑바닥에서 빠져나온다.
* 그에게 타지마할은 무엇인가?
*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를 욕한대도 나만은 욕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감정이입이란 그런 것이다. 이성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그건 마치 사랑 같은 것이다.
몸으로 느껴지는 것이지, 머리로 설명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 자기가 좋아하는 소설을 쓰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
* '잘'이라는 부사에는 여러 뜻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소설가가 말을 잘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할 것이다.
그건 말을 훌륭하게 한다거나 능수능란하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본인이 만족할 정도로 충분하게 많이 한다는 뜻이다.
* 십 년 이상 소설을 써보면 알겠지만, 소설을 잘 쓴다고 말할 떄의 '잘'도 그런 뜻의 부사다.
훌륭하게 쓰지 않아도 잘 쓰는 거다. 많이 쓰기만 하면, 잘쓰는 소설가가 된다.
* 소설을 쓰겠다면, 돈을 아껴서라도 세계문학전집을 한 권씩 구입해서 집에 비치하기를.
책꽂이에 일렬로 꽂힌 세계문학전집의 교훈이란 내가 새롭게 쓸 내용은 하나도 없다는 자명한 진실.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들이 수없이 많은 책을 썼다. 거기에 무슨 새로운 내용을 더 보탤 수 있을까? 새로 쓸 수 있는 건 오직 문장뿐이다.
* 생각하는 방법을 모를 때, 생각은 그저 생각을 생각할 뿐이다.
* 소설을 쓰겠다면 생각하지 말자. 쓰고 나서 생각하자.
* 인생 문제의 대부분은, 자꾸만 과거 속에서 살려고 하거나,
현재에 일어나는 일들을 모르거나, 미래를 알려고 할 때 일어나니까.
* 미래에도 읽을 수 있는 문장, 그게 바로 소설가가 써야 할 문장이다.
* 소설은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맡고 만질 수 있는 단어들로 문장을 쓰는 일이다. 생각이 아니라 감각이 필요하다.
*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학술적으로 아무리 떠들어봐야
한 번 나를 안아주는 것만 못하다. 그건 못해도 너어어어무 못하다.
* 가장 느리게 달릴 때 매일 달릴 수 있고, 매일 달릴 때 가장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다.
* 각자에게는 자신만의 페이스가 있으니 다른 사람을 이기지 않고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달릴 수 있다.
* 내 경험으로 보자면, 하루에 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 글을 얼마큼 많이 썼느냐가 아니라
소설을 생각하며 세 시간을 보냈느냐 아니냐로 글쓰기를 판단하니 결과적으로 나는 매일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됐다.
* 시간을 초월해서 과거와 미래를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는 존재가 세상에는 둘밖에 없는데,
하나는 이 우주를 창조한 신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다, 바로 한 권의 소설을 완성한 소설가다.
신과 소설가의 공통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를 창조하되 자신은 그 시간 바깥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신은 우주의 바깥에, 소설가는 소설의 바깥에.
* 소설가는 앞으로 오백 년은 더 살 수 있는 사람처럼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써야만 한다.
* 시간은 '나'라는 일인칭의 협소한 시점을 불태우는 지옥불이다. 서사예술인 소설 속에는 이 지옥불이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
소설이 끝날때까지도 '나'의 협소한 시점이 불타지 않았다면, 그 소설에서는 시간이 조금도 흐르지 않은 셈이다.
*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김연수의 소설을 좋아한다.
그리고 김연수의 산문을 무척 좋아한다♥
1부를 읽은 후
2부, 3부는 더 천천히 아껴가며 읽었다.
글을 쓰는 일 뿐만 아니라 절망의 마음에도 큰 힘이 되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고
중요한 것은 절망 이후의 행동이며 필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감각.
나의 타지마할은 무엇일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욕한대도 나만은 그를 욕할 수 없는 이 마음은 여전히 사랑일까.
사랑한다면, 숨막히게 안아줄 것.
'Book Revi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깊이에의 강요 (0) | 2018.03.03 |
---|---|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0) | 2018.02.03 |
오직 두 사람 (0) | 2018.01.12 |
자기만의 방 (0) | 2018.01.08 |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UX 디자인 (0) | 2017.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