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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본문

Book Reviews

바깥은 여름

miao 2017. 8. 21. 01:08
바깥은 여름
국내도서
저자 : 김애란
출판 : 문학동네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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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 아이들은 정말 크는 게 아까울 정도로 빨리 자랐다. 그리고 그런 걸 마주한 때라야 비로소 나는 계절이 하는 일과 시간이 맡은 몫을 알 수 있었다. 3월이 하는 일과 7월이 해낸 일을 알 수 있었다. 5월 또는 9월이라도 마찬가지였다. 


*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



<노찬성과 에반>

*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일은 나중에 어떻게 되나. 그런 건 모두 어디로 가나.



<건너편>

*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풍경의 쓸모>

*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 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나왔다. 


* 그 소화는, 배치는 지금도 진행중이었다.

 


<가리는 손>

* 태곳적 사람들도 저녁에 불을 피웠겠지. 춥거나, 하거지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을 때. 지금은 그중 어느  때일까?


*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가진 도덕이, 가져본 도덕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


* 내 효심이 우리의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면 어쩌나 늘 두려웠다.


* 그래도 어떤 인간들은 결국 헤어지지. 누가 꼭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각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해. 서로 고유한 존재 방식과 중력 때문에.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만날 수 없는 거야. 


* 어른이란 몸에 그런 그을음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르겠구나. 그 검댕이 자기 내부에 자신만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암호를 남긴. 상대가 한 말이 아닌, 하지 않은 말에 대해 의문과 경외를 동시에 갖는. 



* 그래, 엄마랑 아빠는…… 지쳐 있었어.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 자리에 누울 땐 벗는 모자처럼 피곤하면 제일 먼저 집어던지게 돼 있거든.


* 해마다 아이 생일 초를 밝힐 때면 기쁘고 엄숙한 마음이 든다. 긴 하루가 모인 한 해, 한 해가 쌓인 인생이 얼마나 고되고 귀한 건지 알아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상대를 향해 뻗어나가지 못한 시시하고 일상적인 말들이 입가에 어색하게 맴돌았다. 두 사람만 쓰던, 두 사람이 만든 유행어, 맞장구의 패턴, 침대 속 밀담과 험담,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던 잔소리, 농담과 다독임이 온종일 집안을 떠다녔다. 유리벽에 대가리를 박고 죽는 새처럼 번번이 당신의 부재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때야 나는 바보같이 '아, 그 사람, 이제 여기 없지……'라는 사실을 처음 안 듯 깨달았다.


* 평생 감사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고, 

   평생 궁금해하면서 살겠습니다. 

   그때 권도경 선생님이 우리 지용이의 손을 잡아주신 마음에 대해

 



김애란이니까,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졌다. 

모두들 누군가를 잃게된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인물들 삶 속에서 결정적인 사건들을 담아내는 본질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왜 모두들 그렇게 아프고 슬프고 힘든 시간을 겪어야만 하는지 이야기를 따라는 내내 힘들고 아팠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을 읽으며 위로 받는 나도 있었다.

특히,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읽고 나서는 누군가의 마음에 푹 빠져버렸다. 

보고싶지만 이제 볼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람의 선택을 이해하고 싶어졌다.

권지은의 편지를 여러 번 읽고.


시시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과 더불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는 작가의 인생관에도 공감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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